흔적

만날고개 이야기 / 마산

benel_jt 2017. 4. 9. 01:09

만날고개 전설
마산시 月影洞 산 160번지에 위치한 만날고개는 馬山 縣洞의 경계요, 내서면 甘泉골로 통하여 예부터 보행인이 많은 곳이다.
고려말 마산포 어느 李氏家門에는 편모슬하에 3남매가 있었다.
말이 양반이지 대주는 고질병으로 몸져 누웠고, 큰 딸이 열일곱, 둘째 딸이 열여섯, 막내 아들이 열살 남짓하여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웃 고을 감천골에는 돈으로 진사벼슬을 산 천석군 윤진사댁에 서른살 넘은 반신불수에다 벙어리인 외아들이 있어 곳곳에 혼처를 구하였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어 세월만 보냈다.
마침 이씨댁 이웃에 행상 다니는 여자가 있어 이씨집 형편을 잘 아는 터라 윤씨집으로 큰딸을 시집보내면 전답 수십두락과  돈을 얻을 수 있어 병도 고칠 수 있을 것이라며 혼인할 것을 권하였으나 아무리 살림이 어렵고 구차하여도 병신에게 딸을 줄 수는 없다고 거절하였다.
하는 수 없어 행상인은 큰딸을 직접 만나  윤씨댁 외아들과 결혼하면 집안도 살리고 어머니 병도 고칠 수 있다고 설득하였다.
큰딸은 굳은 결심을 하고 윤씨댁 혼사를 허락하여 그해 봄 병석에 누운 어머니와 어린 남매를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만날고개를 넘어 윤진사댁으로 시집을 갔다.
남편은 반신불수에 벙어리요, 남편 구실도 못하는데다 시부모의 고된 시집살이에 자식을 못낳는다고 구박은 더해갔지만 남편과 시부모 봉양에 정성을 다하였다.
이럭저럭 삼년이 지나 병든 친정어머니와 동생들이 보고싶어 시부모에게 근친(여자가 시집와서 첫 친정나들이 가는 것)을 청하였으나 호된 꾸중을 맞는 것을 본 남편이 부모 몰래 아내를 만날고개까지 데리고 와서 얼른 친정에 다녀오라고 하며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단걸음에 친정에 도착하였더니 어머니의 병은 완쾌되었고 家勢는 좋아져서 말없이 기뻤으나 시집살이 생각에 돌아가지 않으려 하자 어머니는 '여자는 출가외인'이라며 호통을 쳐 하는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애닯은 마음을 돌려 시가로 향했다.
그러나 만날고개에 도착하니 기다리던 남편은 그 동안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도망쳐 나가라'는 유언만 남기고 머리를 돌에 부딪혀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었다.
처철한 남편의 시신을 부둥켜 안고 한맺힌 청상과부(靑孀寡婦)의 신세로 살아가기를 몇 해 윤진사댁 며느리는 그리운 친정의 안부라도 전해 듣고 친정집 처마라도 보고 싶어 음력 팔월 열이렛날 선듯 만날고개로 향했다.
그런데 때마침 친정어머니와 동생들도 시집간 딸의 안부나 들을 수 있을까 하여 넘나드는 행인을 만나려고 만날고개를 찾아왔다.
이심전심인지 꿈에도 보고싶은 친정식구들은 서로 얼싸안고 한없는 정담을 나누었다.
이리하여 후세 사람들이 이곳을 만날고개라 이름짓고 입에서 입으로 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음력 팔월 열이레가 되면 헤어져 보고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 수백명이 찾아와 그간의 회포를 풀어 해마다 숱한 사연들이 쌓여가는 고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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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산과 고개에는 전설과 사연이 없는 곳이 없지만 특히 이 만날고개는 숱한 사연과 애닯은 사람들의 만남이 오늘에 까지 이어진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고개 근처에 살던 처녀들이 시집을 가면 여러 지방으로 흩어져 처녀때의 정담을 나누었다고 하여 만날고개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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