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강의 보를 바라보며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이다.
군입대를 위해 본적지인 생비량면의 큰집으로 가는 길이다.
내가 철들고는 처음으로 방문하는 시골 큰집
어릴 때는 어머니 등에 업혀서
저 산 무너미재를 넘었단다.
스물한 살 때
신장165cm, 체중 47kg
신체검사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가고
이듬해는 입영하기 위해 방문한 곳이다.
그 때 이 양천강에는 줄배가 있었다.
조각배를 매어두고 줄을 당겨서 건너는 곳
그때의 보는 지금과는 다르다.
지금은 어도를 만들어 두었다.
물고기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라고.
그런데 그 강에 지금은
튼튼한 다리가 놓여지고
대형버스와 덤프트럭이 지나다닌다.
아침 8시가 되기 전
범냇골(교통부) 버스 승강장까지 가서는
그 빨간색 동신버스를 타면
먼지를 일으키며
비포장의 도로를
일곱시간 정도 달려야 생비량면까지 갔다.
오후 3시다.
걸어서 올라가면 또 한 시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였다.
밤중에 이웃의 사촌들 집으로 가는데
촛불을 켜서 손으로 바람을 막으며
앉아서 길을 더듬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인지한 야맹증 탓인 듯
오늘은 08:38에 덕천동을 출발하여
10:08에 도착했으니
한시간 반...
이렇게 편리해진 세상에 살고 있는데
온 세상은 야단법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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