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락산 아래 궁기동의 전해오는 이야기
궁기동의 원래 이름은 궁텃골로 고려시대 공민왕이 이곳으로 피난 와 머물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좁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도락산 쪽 골짜기에 내궁기가 있다.
이곳에는 옛날 고려가 망할 무렵 짚신을 만들어 팔아가며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가 있었다.
공민왕이 어지러운 정국에서 한 때 난을 피하여 평민복장으로 현 도락산 근처를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짚신 할아버지 집에서 잠시 쉬어 갈 것을 청하였다.
이에 짚신 할아버지는 공손히 안내하며 안으로 모시고 할머니에게 손님을 극진히 대접해야 하겠으니 산아래 박서방네 집에 가서 쌀 한 말만 꾸어 오라고 하였다.
하지만 박서방은 짚신 할머니 집에 쌀을 꾸어주질 않았고 이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허허. 내가 그 사람 벼 50섬할 명당양택을 잡아주었는데 쌀 한 말 꾸어 달라는데 그것마저 거절하는 구만. 그래서, 그 사람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서 벼 50석 밖에 자리가 안 나더라."
하니 왕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렇게 풍수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하필 짚신만 삼고 이 벽촌에 살고 있소?"
하고 빈정대며 이야기하자...
짚신 할아버지는
"내가 사는 이 집터는 돈 없고 권세 없고 알아 주지 아니하는 집터이지만 이 집터는 궁궐이 될 터 입니다. 오늘날 임금님께서 하루를 우리 집에서 유하고 가실 테니까요."
하고 대답했다.
왕이 깜짝 놀라서 어떻게 그리 잘아느냐 했더니 도락산 정상에 모여있는 빛과 대왕이 그 인자하신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결국 왕이 이 집에 하룻밤을 묵었으니 짚신 할아버지의 풍수지리가 맞아 떨어졌고 초라하던 집이 행궁이 된셈이다.
그래서 이곳을 예전에는 절골이라 했는데 공민왕이 하루를 유하고 간 후부터는 궁기동 내궁기, 외궁기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