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도

울산 염포산 산행 정보

benel_jt 2016. 1. 8. 16:38

울산 염포산



총거리 약14km/5시간


산행코스 : 방어진체육공원입구-화정산(146.7m)-염포산(203m)-남목삼거리-동부회관-남목마성사거리-봉대산(189.8m)-봉호사



근교산&그너머 <954> 울산 염포산


수십만 ㎡의 드넓은 구릉지대에서 수백~수천 마리의 말들이 갈기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광경을 한번 상상해 보라. 내달리는 말떼는 구릉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옆에 아득히 펼쳐진 해원(海原)에도 있다. 하늘과 맞닿은 물마루에서 검푸른 머리를 치켜들고 해안을 향해 달려오는 '해상 기마부대'다. 이 부대는 해안에 이르러선 바위 벼랑에 일제히 몸을 부딪치고는 장렬하게 흰 물보라로 산화한다.
울산 염포산 정상에 있는 '오승정'에서 바라본 방어진 시내. 산'바다·강·마을·산업단지 등 울산의 모든 것이 한눈에 보인다.
생각만 해도 막힌 속이 뚫리고 흐릿한 시야가 탁 트이는 장쾌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조선 중기, 울산군 염포진(鹽浦鎭·현 방어진) '남목마성(南牧馬城)' 일대의 모습이다. '마성'은 돌로 쌓은 말 목장의 울타리를 일컫는다. 1.5~2m 높이의 성곽이 무려 1만8458m에 걸쳐 형성돼 있었다. 국내 산성 중 가장 긴 부산 금정산성의 축성 당시 길이인 1만8845m(현재 1만7337m)보다 불과 387m 짧다.
이번 산행지로 남목마성과 천내·주전봉수대가 있는 울산 동구 염포·봉대산을 골랐다. 해발고도가 각각 203m, 189m에 지나지 않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조선시대까지 중요 군사시설이자 무역항이었다. 염포라는 지명은 예로부터 소금밭이 많았던 데서 유래했다. 1426년(세종 8), 부산포 제포와 함께 염포에 왜관(倭館)을 설치했다. 삼포의 왜관 규모는 36호, 120명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왜국 사절이 염포에 상륙해 언양·경주·안동을 거쳐 한양으로 가도록 정해져 있었다.
염포·봉대산 코스는 부산으로 치면 도심과 바다를 보며 산행할 수 있는 금정산이나 수정산, 승학산과 같다. 염포산에는 금정산처럼 산성마을도 있다. 길은 넓고 경사도 완만해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총길이는 약 14㎞로 5시간가량 걸린다. 산행은 울산시 동구 화정동 방어진 체육공원 입구에서 시작한다. 아스팔트 임도를 따라 3분쯤 가면 방어진 배수지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 숲길로 450m가량 걸으면 해발 120m의 봉화산 정상에 자리한 천내봉수대에 이른다.
흙으로 쌓은 지름 25m의 둥근 둑 안에 돌로 대를 구축했는데, 대의 지름이 8m, 높이는 7.5m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은 일부 잔해만 남아 있다. 봉수대는 통상 바닷가에 만든 연변봉수대와 내륙의 내지봉수대로 구분하는데, 천내봉수대는 전자에 속한다. 연변봉수대는 횃불과 연기로 긴급상황을 전달하는 것 외에 바다를 감시하는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내지봉수대보다 연대(煙臺)를 높이 쌓아 망을 볼 수 있게 했다.

오승정
천내봉수대 앞 삼거리에서 염포산 정상 쪽으로 20분가량 진행하면 울산대교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기장 달음산과 대운산, 영축산 신불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준봉들을 죄다 볼 수 있다. 이후 등산길에 만나는 두 번의 갈림길과 세 번의 삼거리에서 모두 염포산 정상 쪽으로 길을 잡아 50분쯤 가면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오승정(五勝亭)'이란 이름의 정자가 있다. 정자에 올라서면 이름에 담긴 뜻처럼 산·바다·강·마을·산업단지 등 울산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정상 안내판에 적힌 전설의 내용이 우습다. 옛날 동구 일산동 '뻔덕마을'에 한 남자가 살았다. 그는 아들을 장가보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한날 울산장에 가서 소를 팔았다. 그 돈을 품에 넣고 귀가하다 구당산(현 염포산)에서 야바위꾼의 꾐에 빠져 노름을 하다 돈을 몽땅 잃었다. 식구들 볼 면목이 없어진 그는 그 길로 집에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남의 집에 머슴 살러 떠나버렸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중구절(重九節·9월9일), 그가 불쑥 집에 나타났다. 마침 이날 식구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처음으로 그의 제사를 지내던 중이었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그 집을 '구신댁(귀신이 온 집)'이라 불렀다고 한다.

주전봉수대
정상에서 남목 쪽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나오는 두 번의 갈림길과 두 번의 삼거리에서 모두 남목 쪽으로 진행하면 50분가량 후 간선도로에 닿는다. 도로를 건너 현대동부패밀리아파트 쪽으로 간다. 이 아파트 뒷길을 통과한 뒤 남목체육소공원에서 봉대산으로 오른다. 10분쯤 후 사거리에서 주전봉수대 쪽으로 방향을 튼다. 20분가량 임도를 따라가면 봉대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을 지나 5분쯤 내려가면 주전봉수대가 나온다. 지름 5m, 높이 6m의 둥근 연대 중 일부가 남아 있는 이 봉수대는 옛날 천내에서 봉수를 받아 유포로 전했다고 한다. 주전봉수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경치는 장관이다. 남목마성 입구 위 삼거리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 남목마성을 끼고 30분가량 내려오면 산행 종점인 현대정보과학고교에 닿는다.

◆떠나기 전에
- 신라 문무대왕비의 대왕암 둘러볼 만
조선 중기 봉대산에 돌로 쌓은 남목마성. 1.5~2m 높이의 말 목장 울타리가 18㎞ 넘게 조성돼 있었다.
염포·봉대산 인근에 대왕암 공원이 있다. 울주군 간절곶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다. 우리나라 동남단에서 동해 쪽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해당하는 이 공원은 동해로 운항하는 배들의 길잡이 구실을 하는 울기항로표지소다. 이곳 항로표지소는 1906년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세워졌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길이 600m가량의 길가에는 송림이 우거져 있다. 송림을 벗어나면 탁 트인 해안 절벽이 나온다. 해안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군집해 있다.
대왕암은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한 형상이다. 댕바위 혹은 용이 승천하다 추락했다 해서 용추암이라고도 불리는 이 바위에는 경주 감포 앞바다에 자리한 신라 문무왕의 호국룡 전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왕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난 문무대왕비가 남편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위에서 영면했다고 한다.
남근바위 탕건바위 처녀봉 등 이곳에는 대왕암 외에도 기암이 즐비하다. 이들 바위는 불그스레한 색깔을 띠어 짙푸른 동해와 보색 대비를 이룬다. 기암 벼랑 아래에는 길이 500m가량의 몽돌밭을 포함한 84만㎡ 규모의 일산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교통편
- 노포·해운대서 방어진 하차
- 체육공원까지 1.5㎞ 걸어야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이나 해운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방어진행 시외버스를 타고 방어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다.
방어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꽃나루 공원을 지나 1.5㎞가량 걸으면 이번 산행 출발지인 방어진 체육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