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도

김천 수도산 산행지도

benel_jt 2015. 4. 24. 13:57

김천 수도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060217.22029173823







근교산&그너머 <470> 김천 수도산

눈꽃 칼바람 헤치면 영호남 영봉 솟구쳐

경남·경북의 경계… 1317m 산길 험난

종주 아닌 '홀로서기 코스' 5시간 걸려

백두대간 주능선·가야산, 조망의 진수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2006-02-16 17:38:24 / 본지 29면
    
수도산 정상. 돌탑 오른쪽 펑퍼짐한 봉우리가 단지봉이고 왼쪽 약간 보이는 봉우리는 가야산 정상.

겨울산행은 고통의 연속이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엔 당최 속수무책이다. 눈만 빼고 모두 가려보지만 눈동자마저 시려울 땐 처참하기까지 하다. 이쯤되면 아무리 취재산행이라지만 시쳇말로 정말 뭐하는 짓인지 정체성마저 혼란스러워진다. 여기에 산길마저 헷갈릴 땐 전생에 무슨 큰 잘못이라도 지었는가 하는 신세타령까지 나온다.

겨울산행의 험난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산행팀은 그래서 기회있을 때마다 조우한 산꾼들에게 묻는다. "이 엄동설한에 산엘 왜 오십니까." 최근 연세 지긋한 한 산꾼이 시골 훈장마냥 여유있는 미소를 머금으며 이렇게 답했다.

"정상에 올랐을 때 무수한 산들이 솟구쳐 일궈내는 아름다운 마루금의 물결은 이 세상 그 어느 것보다 나에겐 각별하지. 여기에 구름바다가 봉우리 아래로 그윽하게 깔려 있다면 처음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산에 올랐든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는 셈이지." 그야말로 뒤통수를 때리는 정문일침과도 같은 우문현답에 다름 아니다.

1000m 이상의 고봉준령은 아직도 찬바람이 매서운 한겨울이다. 신선봉에서 수도산 정상 가는 길의 은빛 세계.
겨울산행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조망의 기쁨이다. 겨울이면 시계(視界)가 훨씬 넓어지는 이땅에선 적어도 그렇다.
 
경남 거창과 인접한 경북 김천 수도산. 이 수도산에 오르면 조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우선 해발고도가 1317m로 비교적 높은 데다 경북 내륙 한가운데 위치해 영호남권의 이름깨나 있는 봉우리들을 아우를 수 있다. 국토의 등뼈인 백두대간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덕택에 추풍령에서 숨을 고른 후 다시 솟구친 황악산에서 민주지산을 거쳐 덕유산에 이르는 수 십㎞의 웅장한 백두대간 주능선과 석화성(石火星) 가야산, 민족의 명산 지리산, 이웃 구미의 금오산, 그리고 거창의 1000m급 고봉준령들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영호남권에서 조망으론 단연 으뜸이라 할 만하다.
 
산행은 김천 대덕청소년야영장~주능선~신선봉~수도산 정상~단지봉(가야산) 갈림길~헬기장~잇딴 수도암 갈림길~청암사 갈림길~사방댐~청암사~증산면 평촌리 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만 5시간 안팎. 들머리에서 주능선까지 길찾기가 약간 까다롭지만 일단 주능선에만 오르면 그림같은 조망이 펼쳐진 가운데 일사천리로 내달릴 수 있다.

전형적 육산인 수도산은 오래전부터 종주능선의 출발점으로 인식돼 왔다. 즉 수도암(혹은 청암사)~수도산~단지봉~좌일곡령~가야산~해인사로 이어지는 수도·가야 종주능선(1박2일 소요)이 그것이요, 최근에는 수도암~수도산~양각산~흰대미산으로 연결되는 또 다른 종주코스(6시간)가 각광받고 있다.

이에 산행팀은 새로이 수도산만을 오르내리는 '수도산 홀로서기' 코스를 시도해 봤다. 출발점은 대덕청소년야영장. 매표소를 통과해 임도따라 50분정도 발품을 팔아야 들머리에 닿는다. 들머리는 커브길 왼쪽. 노란 리본을 많이 달아놔 찾기는 어렵지 않다.

좁다란 눈길로 시작된다. 10여분 뒤 지계곡과 만난다. 물은 없고 눈덮인 크고 작은 돌이 널부러진 어수선한 계곡이다. 가급적 산길로 가려 하지만 길이 끊겨 있어 계곡과 산길을 번갈아가며 오른다. 때론 눈덮인 아름다운 산죽길도 지난다. 이렇게 35분, 정면에 시야가 트이면서 비탈진 사면이 보인다. 하나 눈앞엔 길이 없다. 해서 취재팀은 그리 멀지 않은 눈앞의 송림이 능선으로 보여 바로 직진한다. 겉보기보다 경사가 심하고 길이 험해 왼쪽으로 방향을 옮기면서 비스듬히 오른다. 아뿔싸, 거의 다 올라가서 능선가는 길과 만나지 않는가. 애초에 왼쪽으로 가서 길을 찾으면 고생을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들머리에서 50분.


주능선에 서면 차디찬 칼바람이 거세다. 서둘러 우측으로 치고 오른다. 눈길에다 일부는 언 힘겨운 급경사 길이라 여간 힘들지 않다. 10여분 고행길이다.
 
한굽이 올라서면 왼쪽 앙상한 가지 사이로 눈덮인 가야산의 웅장한 자태가 확인된다. 이후엔 단조로운 능선길이지만 의외로 기복이 심하다. 눈덮인 미답의 산길에는 짐승 발자국만이 즐비할 뿐 인적은 아예 없다. 15분정도 악전고투해 오름길을 힘겹게 돌파하면 바위전망대. 수도산 상봉 못잖게 주변 조망이 빼어나다. 한 일자로 펼쳐진 하얀 백두대간 주능선이 시선을 붙잡는다. 오른쪽 맨끝 황악산에서 왼쪽으로 삼성산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 덕산재 대덕산 초점산(삼도봉) 소사재 삼봉산 빼재 무주리조트 덕유산이 펼쳐진다. 장엄하고 거룩하기까지 하다.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돌불꽃 가야산을 축으로 좌로 형제봉 독용산 그리고 저멀리 구미 금오산까지 확인된다. 돌탑이 서 있는 수도산은 바로 곁에 있다.

20분 뒤 신선봉. 큰 구덩이가 있는 이곳은 일반 개념도에는 없다. 갈래길이 열려있다. 우측은 양각산~흰대미산~보해산~금귀봉 가는 길. 취재팀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얼음꽃 사이로 수도산 정상이 정면에 보인다. 이내 갈림길. 수도산과 양각산을 잇는 우회길로, 종주자 대부분은 신선봉을 거치지 않고 이 길을 이용한다.

수도산 정상은 신선봉에서 9분 거리. 조그만 대리석 정상석 뒤로 커다란 화강암 돌탑이 서 있다. 백두대간 주능선은 멀어졌지만 대신 주변 조망은 더 넓어졌다. 앞선 바위전망대에서 보이던 덕유산 왼쪽으로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금원산 기백산이 확인되고, 신선봉에서 왼쪽으로 뻗어나가는 양각산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봉이 보인다. 그 뒤 지리산 주능선은 구름에 가려 희미할 뿐이다.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제일 뒤에서부터 오도산 미녀봉 비계산 별유산 의상봉 장군봉 등 거창의 1000m급 봉우리가 다가온다. 바로 앞 가야산과 우측 앞쪽의 단지봉도 이제 턱밑에 와 있다.

산행팀은 직진하다 왼쪽으로 꺾어지는 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곧 갈림길. 리본이 많이 걸려있다. 오른쪽길은 단지봉을 거쳐 가야산 가는 길이다. 왼쪽 하산길은 내달릴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쉽다. 완경사 눈길로 전혀 힘들지 않다. 헬기장을 지나 우측 수도암으로 내려서는 길이 잇따라 우측에 열려있다. 동시에 수도암도 보인다. 계속 직진하면 갈림길. 왼쪽 철조망으로 막은 길은 청암사 경내로 바로 가는 길이라 사찰측에서 막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5분 뒤 능선에서 물마른 계곡으로 내려선다. 고로쇠 파이프가 보일 즈음 계곡 왼쪽으로 건넌다. 잇단 산죽길과 낙엽송숲을 지나면 끈으로 경계를 둘러친 밭을 돌아간다. 사실상 산을 벗어난 셈. 전나무숲 갈대군락지 그리고 사방댐을 잇따라 지나면 청암사와 백련암 입구길로 내려선다. 수도산 정상에서 1시간40분. 천왕문과 일주문을 지나 청암사 입구 평촌리 버스정류장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청암사, 비구니 승가대학
- 지례 흑돼지 임금님 진상
 
불령산(佛靈山) 또는 선령산(仙靈山)이라 불리는 수도산 기슭의 청암사(사진 위)는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유명한 비구니 도량. 신라 헌안왕 3년(859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쭉쭉 뻗은 거목들과 신비스런 불령동천의 명성이 자자했지만 4년 전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뒤 옛 맛이 사라졌다. 장희빈에 의해 폐위된 숙종의 정비 인현왕후는 극락전에서 한많은 세월을 보냈으며, 42개의 손을 지닌 관음보살이 주불로 모셔진 보광전은 왕실의 명복을 빌던 원당(願堂)으로 건립됐다. 수도산과 인근 양각산 흰대미산 가야산에는 유독 소(牛)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거창서 김천으로 넘어오는 고개는 우두령(牛頭嶺), 이어 만나는 1237봉은 일명 시(소)코봉, 흰대미산 아래 마을은 쇠불알을 의미하는 우랑동(牛郞洞), 쇠뿔 두 개가 솟아있는 양각산(兩角山), 쇠머리처럼 생겨 명명된 가야산의 또 다른 이름 우두산(牛頭山), 가야산 정상 인근의 샘 이름 우비정 등.

맛집 하나 소개한다. 장영선 지례원조 삼거리식당(054-435-0067). 김천 지례면 흑돼지(사진 아래)는 지리산이나 제주도 흑돼지 못잖은 특산물로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진상품으로 유명하다. 철분이 많은 지하수를 먹고 자라 고기 맛이 담백하다. 특히 고추장으로 버무린 양념 고추장 불고기는 이 집만의 자랑이다. 청암사에서 김천IC 방향, 15분 거리, 지례 흑돼지 타운 안동네에 위치해 있다. 1인분 7000원.
 
◇ 교통편
- 부산 ~ 김천 열차 20 ~ 30분 간격
- 시외버스터미널서 대덕행 버스

기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부산역에서 김천행 열차는 무궁화 새마을 열차가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오전 6시5분(새마을) 6시13분, 6시47분, 7시30분, 8시3분, 8시35분, 9시5분(이상 무궁화). 무궁화 2시간15분 소요, 1만500원. 새마을 1시간55분 걸리고 1만5700원. 김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덕행 버스를 타고 대덕청소년야영장에서 내린다. 오전 8시40분, 10시20분. 50분 걸리며 1400원. 날머리 청암사 입구 평촌리 버스정류장에서 김천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1시35분, 5시10분, 6시10분(막차)에 있다. 김천역에서 부산행 열차는 오후 5시57분(새마을), 6시22분, 7시20분, 7시52분(새마을), 8시23분, 밤 9시56분(새마을), 10시55분에 있다. 김천터미널에서 김천역은 걸어서 5, 6분 거리.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나와 3번 국도 거창 방면으로 가면 된다. 거창 대덕~대방이재~송강휴게소~구성면~지례면~거창 대덕~청암사 증산 903번 좌회전~무주 대덕~청암사 입구~대덕청소년야영장 순. 청암사 입구 평촌리 버스정류장에서 대덕청소년야영장까지는 4.7㎞. 걷기에는 꽤 멀어 버스를 타야 한다. 오후 5시10분 한 차례 있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청암사에서 택시(054-437-1028)를 불러도 된다. 청소년야영장까지 6000원.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