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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등산(575.4m,안동), 봉정사, 개목사 산행 정보
능인(能仁)대사가 천등굴(天燈屈)에서 수도할 때 천녀가 내려와 불을 밝혀 수련을 도왔다고해서 ‘하늘이 불을 밝혔다’는 뜻으로 ‘천등산(天燈山)’이라 이름 지어졌단다.
안동 천등산의 주 테마는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유서 깊은 사찰기행으로 펼쳐진다.
목조건물의 박물관이라는 봉정사(鳳停寺)엔 국보인 대웅전과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이 있다.
봉정사는 2점의 국보와 4점의 보물을 간직한 보배로운 사찰이다.
개목사는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과거 99칸의 큰 절이었던 개목사는 포은 정몽주가 10년을 머물며 공부한 곳으로 지금은 원통전(보물)만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이 사찰의 원래 이름은 흥국사로 조선 초기의 재상인 맹사성이 안동부사로 와서 보니 안동의 지세가 눈병 환자가 많을 형상이어서 개목사(開目寺)로 이름을 바꾸었더니 소경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영산암(靈山庵)은 비구니 암자로 절집 양식이 아니라 사대부집 양식을 닮았다.
그래선지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한단다.
영산암 절마당에는 귀품 넘치는 황금비율의 반송 한 그루가 서있다.
사찰기행은 뒤로 미루고,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이 강학하던 '명옥대(鳴玉臺)'를 먼저 들린다.
이 명옥대는 1665년(조선 현종 6) 후학들이 지은 누정으로 정자 옆에 폭포가 있어 원래 이름은 '낙수대(落水臺)'였다.
허나 퇴계는 ‘물이 쏟아지는 정자’대신 ‘옥구슬 소리가 나는 정자’란 의미의 명옥대(鳴玉臺)로 바꾼 것이다.
명옥대 옆 바위에는 '명옥대'라는 퇴계의 친필도 남아 있다.(친필이 아니고 후학의 글이다.)
서후면 금계리에 퇴계의 제자였던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종택과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는 임진왜란 때의 각종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산행코스 : 천등산휴게소→명옥대→1코스→547봉→관음굴→수릿재→474봉→천등산→천등굴→개목사→영선암→봉정사→주차장(4시간)
안동 천등산
- 능인대사가 득도한 천등굴
- 퇴계의 친필 간직한 명옥대
- 8㎞ 내내 초록빛깔 산행 묘미
- 정상 부근 한편의 시 묘한 운치
- 개목사 서면 안동일대 산이 성큼
- 하산길 봉정사 경내 둘러볼만
해동 화엄종의 개조인 의상(義湘·625~702) 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能仁·생몰연대 미상) 대사가 대망산(大望山) 바위굴에서 수도한 지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밤이었다. 천녀가 나타나 "소녀는 천국 상제의 명을 받고 세상에 강림하였는데 귀랑의 벗이 되고자 하오니, 함께함이 어떠하오" 하고 말했다. 대사는 화를 내며 "나는 안위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고, 또 하늘의 명을 말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니 돌아가라"며 유혹을 뿌리쳤다. 그 일이 있은 뒤 천녀가 하늘에서 등불을 비추어 대사가 득도할 수 있게 도왔다. 그 후 산의 이름을 천등산(天燈山)으로 개칭하고, 대사가 수도하던 바위굴을 천등굴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번 주 산행지인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575.4m)에 깃든 전설이다. 전국에 안동 천등산과 한글·한자가 같은 산이 꽤 많다. 그중에서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천등산의 이름 유래에 눈길이 간다. 산이 구름 위로 반달처럼 솟아올라, 마치 하늘에 걸린 등불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안동 천등산과 달리 '하늘에 걸린 등불'이란 뜻의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생뚱맞게 다른 지역의 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깨달음이란 건 남이 아무리 깨우쳐주더라도 자신이 알아듣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생각에서다. 결국 스스로 깨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천등'을 하늘이 등불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직접 하늘에 구도의 등불을 내건다는 주체적인 의미로 해석해 보면 어떨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산행에 임한다. 천등산은 그리 높지 않은 데다 숲이 울창하고 산세가 부드러워 산행하기에 편하다. 봉정사 주차장에서 시작해 관음굴과 수릿재, 정상, 개목사, 봉정사를 거쳐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약 8㎞로 3시간30분가량 걸린다. 주차장에서 50m쯤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 밭둑길로 진입한다. 30m쯤 가면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의 유적지인 '명옥대(鳴玉臺)'가 있다. 1665년(조선 현종 6) 후학들이 퇴계가 이곳에서 강학하던 것을 기념해 지은 누정이다. 원래 이름은 '낙수대(落水臺)'였으나 중국 서진의 학자 육사형(陸士衡)의 '솟구쳐 나는 샘이 명옥을 씻어 내리네(飛泉漱鳴玉·비천수명옥)'라는 시구에서 이름을 따와 개명했다고 한다. 명옥대 옆 바위에는 '명옥대'라는 퇴계 후학의 각서도 남아 있다.
도로로 되돌아나와 15분쯤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이어 25분가량 걷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오른다. 15분쯤 후 만나는 갈림길에선 정상 쪽으로 직진한다. 2분쯤 후 관음굴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 자드락길로 10m쯤 내려가면 관음굴이다. 높이 5m가량의 바위 아랫부분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굴인데, 내부에 불상을 안치해 놓았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와 20분가량 걸으면 수릿재에 닿는다. 이어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30분쯤 능선을 타면 천등산 정상이다.
정상에 이르기 전 쉼터에서 재미있는 시를 봤다. '아카시아향 자지러지던 날/천등산 숲에서/모처럼 결혼식이 있었습니다/서후의 까투리 양과/ 북후의 장끼 군이/ 온갖 산새들의 합창 축가 속에/결혼식을 마치고/장끼가 까투리를 안고/학가산 쪽으로/신혼여행을 갔습니다/그다음 일은 난 몰라요/정말로 모른다니까요/설령 안다고 해도/차마 말할 수가 없어요'. 잠시 피로를 풀고 정상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천등산 관음굴. 능선 아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굴 안에 불상을 안치했다.
정상에 서면 북후면 쪽으로 안동시의 진산인 학가산(鶴駕山·872m)이 마주 보인다. 정상에선 개목사 쪽으로 길을 잡는다. 20분쯤 가면 개목사가 나온다. 개목사 앞에서는 멀리 안동 일대 산들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개목사를 지나 숲 속으로 진입해 10분쯤 걷다 갈림길에서 오른쪽(봉정사)으로 나아간다. 20분가량 가면 봉정사다. 경내를 둘러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주변 가볼만한 곳
- 김성일 기념관 임란 역사현장 '생생'
학봉종택
봉정사로 가는 길목인 서후면 금계리에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종택이 있다.
학봉은 퇴계의 제자로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학자였다. 27세에 사마시, 1568년(조선 선조 1)에는 문과에 합격해 여러 관직을 역임했다. 학봉종택은 원래 지금의 자리에 있었는데, 지대가 낮아 물이 들어오자 1762년(영조 38) 100m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1964년 다시 지금의 위치에 안채만 옮기고 사랑채는 남겨둬 소계서당으로 쓰도록 했다. 안채는 오른쪽 3칸이 대청이고, 왼쪽 2칸이 안방, 그 끝이 부엌이다.
종택 옆에 학봉기념관이 있다. 여기에는 임진왜란 때 학봉이 영남초유사로 일하면서 쓴 말안장과 철퇴 등 각종 유품이 전시돼 있다. '촉석루 위에 마주 앉은 세 장사/한잔 술 비장한 웃음으로 남강 물에 맹세하네/남강 물 쉬지 않고 도도히 흘러가듯/저 강물이 마르지 않는 한 우리의 넋도 죽지 않으리'. 기념관 입구에 걸린 시다. 학봉이 초유사로 진주성에 도착하니 성은 텅 비어 있었다. 의병장 조종도와 이노가 학봉을 찾아와 "적의 칼날에 쓰러지느니 강물에 빠져 죽자"고 말한다. 학봉이 이들을 설득한 뒤 쓴 결사항전을 맹세한 시다.
◆교통편
- 부산동부터미널서 안동 이동, 봉정사행 버스로 갈아타세요
- 귀가 땐 버스시간 체크해야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안동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7시, 8시30분, 9시20분, 10시10분발 버스가 있다.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봉정사행 51번 버스를 갈아탄다. 산행을 하려면 오전 10시40분, 오후 12시50분발 버스를 타는 게 좋다. 귀가할 때는 봉정사에서 오후 3시40분, 6시, 7시20분에 버스를 탈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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