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마을-홈골저수지-수인사-헬기장-서문- 남문-병풍바위-수인산정상-북문-동문-도둑골-홈골저수지-하멜기념관......................부산일보 2008.2.28 ...... [산&산] <148> 강진 · 장흥 수인산
난공불락의 요새 …그 비상한 하늘금 …
▲ 난공불락의 요새인 양 허공을 갈라 우뚝 서 있는 수인산 최고의 절승인 병풍바위. 이 바위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사진 가운데 전망바위에 올라선 사람의 크기가 까만 점으로 보인다.하늘금이 헌걸찰 때, 아니면 범상치 않을 때 산을 오르고 싶은 욕망은 더욱 커진다. 전남 강진과 장흥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인산(562m)도 그런 산 중의 하나다. 산은 암릉과 바위 벼랑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하늘과 맞대 그려내는 하늘금은 더욱 비상하다. 어떻게 보면 U자 같고 또 어떻게 보면 역기역자 같은 모습이다. 이는 부드러운 능선이 첩첩한 우리 산하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장관이다. 하지만 그 장관은 장흥과 강진 사이 2번 국도에서만 볼 수 있는 감동이다. 바로 그 점이 부산 산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곳은 월출산을 가기 위해 한 해 한두 번은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다. 그래서 눈에는 들어오지만, 그래서 올해는 꼭 가봐야지 다짐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에 밀려 또다시 가슴속에 담아둬야 하는 그런 산이다.
이번 주 산&산은 바로 그 산을 찾았다. 나선 김에 장흥 부산면 쪽 수리봉과 닭벼슬바위도 경로에 넣었다. 수인산 못잖은 걸작인 데다 따로 찾기엔 거리적으로 너무 먼, 부담스러운 부분을 고려해서다. 청보리 파릇한 남도에서 조붓하게 달려오는 새봄을 느끼면서 눈으로 밟아본 그 하늘금을 감동으로 다시 밟아보길 권한다.
산은 비단 자연 경관만 시선을 끄는 것은 아니다. 걸음걸음 눈길 주는 곳곳마다 살아 꿈틀대는 역사의 편린들이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수인산성이다. 성터를 밟거나 성 내에 들어서면 그러한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멀리는 고려 때부터 가까이는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유물과 유적, 혹은 지형적인 특징으로 남아 후세들의 눈길을 받는다. 이중 축성이 그렇고 곡식을 빻기 위해 만든 돌확과 우물터, 방죽터가 그렇고 비밀통로인 수구(水口)와 봉수지가 그렇다. 이는 때론 왜적을 막기 위해, 때론 왜적을 피하기 위해, 혹은 난리통에 들어왔던 민초들이 생존을 위해 도구로 삼았던 흔적들이다.
보다 직접적인 것도 있다. 서문쪽 암벽은 조선시대 이 지방(전라도) 역대 병마절도사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명문(銘文)들로 가득하다. 병마절도사란 이 지방 최고 군사령관을 뜻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들어봄직한 이름들도 발견된다. 다름 아닌 이곳이 군사 요충지란 의미를 내포한다.
아픈 기억도 있다. 성 안은 물론 성 밖을 둘러봐도 여느 산에서 쉬 발견되는 고목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수령 60년 미만의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소탕을 위해 공중에서 기름을 뿌려 온 산을 태운 결과에 기인한 것이다. 지금도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엔 소나무 한 그루 없이 떡갈나무류만 무성하다.
이 모든 역사의 흔적들은 수인산의 지형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산을 둘러보면 그 점을 더욱 확신하게 된다. 정상 아래 움푹한 분지가 제법 너르고 그 둘레의 대부분이 깎아지른 벼랑들로 이뤄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난공불락의 천연 요새가 역사상 그렇게 많은 사건들의 현장이 된 셈이다.
수인산 산행은 바로 그 요새가 그리는 하늘금을 밟으면서 가슴으로 더듬어 갈 때 감동의 폭이 더욱 크고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 답사 경로는 다음과 같다. 강진군 병영면 지로리 지로마을~홈골제~278봉~수인산성남문~서문~북문~수인산노적봉~북문회귀~수리봉~254봉~계관암~수미사~(장흥군 부산면 구룡리)자미마을 순이다. 걷는 시간은 3시간45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쯤 걸린다.
이렇게 코스를 잡은 것은 우선 U자형 혹은 역기역자형의 하늘금을 보다 가까이서 감상하기 위해서고, 또 수인산의 절승이자 깎아지른 벼랑을 대표하는 병풍바위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오르기 위해서다. 다만 한 가지 기·종점이 달라 교통상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원거리 산행지임을 고려할 때, 그래서 차량지원을 받는 단체산행에 나선다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등로의 상태는 강진군과 장흥군이 정비를 잘해 놓아 양호하며 암봉이 많은 산임에도 의외로 안전하다. 이정표까지 잘 설치돼 있어 길 찾는 어려움도 거의 없다.
산행시작점은 지로마을이다. 이 마을은 병영면 내 병영성지와 하멜기념관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작은 도로로 연결된다. 그 도로를 따라 차로 2~3분쯤 가면 T자형 갈림길(실제는 사거리이나 정면의 도로는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농로 수준이다)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대형차가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다. 산행은 그곳에서 시작한다. 등산안내판과 상림마을 입석이 있어 참고한다.
진행방향 정면 농로 수준의 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정면으로 제방을 만난다. 바로 홈골제다. 그 제방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 계곡으로 이어진 도로와 함께 능선 끝자락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능선 끝자락이 이번 산행의 실질적 들머리다. 이정표가 있어 참고한다. 계곡으로 이어진 도로는 수인사로 연결된다.
능선을 오르면 이후 병풍바위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481봉까지 오름길의 마루금만 좇으면 된다. 278봉까지 24분, 헬기장을 지나 강진, 장흥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481봉까지 22분이 더 걸린다.
481봉에서 산성남문까지는 안부로 살짝 내려섰다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 구간. 하지만 눈앞 가득 펼쳐지는 병풍바위의 위용에 놀라 연방 카메라 셔터만 누르게 된다. 남문입구 성터까지 15분 소요.
성터를 밟으면 곧 성 내로 들어서게 된다. 이후 등로는 약간 복잡하다. 하지만 이정표를 잘 살펴보면 길 찾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성터를 밟고 넘어서면 곧 오른쪽으로 남문이 보인다. 남문은 성루가 없는 암문의 형태. 그 남문을 오른쪽으로 보고 정면으로 조금 더 진행하면 갈림길을 만나고 다시 진행방향 약간 왼쪽의 직진 길을 조금 더 가면 성 내에 세워진 이정표를 만난다. 이 부근에 우물터와 맷돌 등의 사람이 산 흔적이 보인다.
이 이정표의 서문 방향을 따르면 제법 너른 공간의 공터를 만난다. 그 아래가 수인사로 내려가는 하산로다. 하산로 왼쪽 바위가 병풍바위이고 오른쪽이 병마절도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명문바위다.
북문으로 가는 등로는 서문에서 되돌아나와 서문으로 내려오기 전의 이정표를 앞두고 만나는 왼쪽의 산자락으로 연결된다. 곧 능선이자 성터다. 그 성터를 따라 다시 10분쯤 올라가면 다시 내리막을 만나면서 진행방향 정면으로 굉장히 너른 공터를 보게 된다. 정상 아래 분지다. 그 분지로 내려오면 바로 북문이다. 이 문은 홈골로 이어져 있어 원점회귀를 원할 경우 이 문을 통해 내려가면 된다. 지로마을까지 1시간쯤 걸린다. '홈골절터 1.0㎞' 이정표가 있다.
정상은 이정표의 수인산봉수지 방향을 따라 휑하니 난 봉우리 가운데 길을 따라갈 수 있으나 나중에 내려오는 길로 남겨두고 왼쪽의 산성터를 따라가도록 한다. 도둑골로 내려가는 갈림길까지 5분, 다시 정상인 노적봉까지 10분이 더 걸린다.
정상은 봉수지터답게 사위가 시원하다. 서쪽으로는 월출산이 불꽃의 하늘금을 그린다. 그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역시계 방향으로 보면 흑석산, 만덕산, 천관산, 억불산, 사자산, 제암산 등 남도의 명산준봉들이 죄다 조망된다. 당연히 푸른빛의 탐진호도 발 아래 눈길로 들어온다. 하지만 당일은 날씨가 흐려 일부는 마음속으로만 그려봐야 했다.
정상에서 떡깔나무만 무성한 가운데 길로 내려가면 7분쯤 걸려 북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등로는 서문에서 북문으로 올 때의 산성 길이 아닌 그 아래 왼쪽의 우횟길로 연결해 나간다. 조릿대를 지나 수구(水口) 바로 위의 이정표까지 5분, 그 이정표에서 왼쪽 방향의 수리봉 쪽을 따르면 25분쯤 지나 성터를 벗어나는 지점에 닿게 된다. 물론 길은 외길로 뚜렷하고 부드럽다.
성터를 벗어나면 등로는 수리봉에 닿기까지 대체로 능선 마루금을 이어간다. 간혹 사면으로 우회하거나 봉우리로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위험하거나 어려운 곳은 없다. 대신 몇몇의 기암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수덕마을로 내려가는 이정표 갈림길까지 30분, 수리봉까지 20분이 더 걸린다.
멀리서 보면 기암으로 눈길을 끄는 수리봉은 암봉이어서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지난다. 곧 갈림길 이정표(빈재 2.6㎞)를 만나고 이정표의 자미마을 방향으로 가면 20분쯤 걸려 옥녀봉, 수미사 갈림길인 254봉에 닿게 된다.
흘러내리는 암릉이 닭볏 같다고 해서 이름 붙은 계관암은 254봉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내려가는 길로 연결된다. 이정표 참고. 직진하면 옥녀봉 방향.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되는 이 바위의 모습은 산행 끝무렵의 피곤함을 잊게 한다.
하산 등로는 계관암 왼쪽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이후 낭떠러지 절벽인 병풍암 끄트머리를 20m쯤 앞두고 왼쪽을 보면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바로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병풍암 아래를 거쳐 산행 종점인 수미사에 닿게 된다. 254봉에서 수미사까지 15분. 수미사에서 자미마을 입구 큰 도로변까지 7분이 더 걸린다. 산행문의 레포츠부 051-461-4161,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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