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백호(白湖) 임제(林悌)의 물곡사(勿哭辭)

benel_jt 2009. 9. 12. 19:52

 백호(白湖) 임제(林悌)의 물곡사 (勿哭辭)


그 분의 자주정신이 잘 나타난 유언이다

 

勿哭辭(물곡사)

 

四海諸國 未有能稱帝者(사해제국 미유능칭제자)
獨載邦終古不能(독재방종고불능)
生於若此 陋邦 其死何足借命 勿哭(생어약차 누방 기사하족차명 물곡)

 

사방의 나라마다 모두 황제라 부르는데
오직 우리만 자주독립을 못하고
속국노릇을 하고 있는 이 욕된 처지에서
살면 무엇하고 죽는단들 무엇이 아까우랴
곡하지 말라.

 

위의 글은 임찬일의 소설 임제의 서문에 적혀있는데 위의 사진의 비문과 일치하지 않는다.


비석의 글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자

四夷八蠻 皆呼稱帝
唯獨朝鮮入主中國

我生何爲 我死何爲

勿哭
사이팔만 개호칭제
유독조선입주 중국

아생하위 아사하위

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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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본래 중화사상(中華思想)을 바탕으로 역사를 이어온 나라이다.
자신들 외에는 모두가 야만스러운 종족이라고 여겨서 사방의 다른 민족들을 오랑캐라고 불렀다.
이들을 사이(四夷)라 일컬어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으로 나눈 것이다.
-중략-
백호(白湖) 임제(林悌)가 죽음에 이르러 임종하는 자손들이 모두 우는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르기를 "너희들은 곡을 하지 말거라, 사이팔만(四夷八蠻)이 중원을 쳐들어가 황제를 칭했거늘 그러하지도 못한 작은 나라에서 나서 살다가 죽는데 무엇이 그리 서러워서 운단 말이냐"

고 탄식 했으니 지금도 전남 나주 회진의 옛터에는 후손들이 세운 '물곡비(勿哭碑)'가 서있다.
전라일보 칼럼 2006.5.16 임광순-정치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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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역 성호사설4. 민족문화추진회 인사문 82쪽, 원문 22쪽


勿哭辭(물곡사)

四海諸國 未有不稱帝者(사해제국 미유불칭제자)
獨我邦終古不能(독아방종고불능)
生於若此 陋邦 其死何足借命 勿哭(생어약차 누방 기사하족차명 물곡)

 

선희학(善戱謔)

임 백호(林白湖) 제(悌)는 기개가 호방하여 예법의 구속을 받지 않았다.
그가 병이 들어 장차 죽게 되자 여러 아들들이 슬피 부르짖으니 그가 말하기를
"사해(四海) 안의 모든 나라가 제(帝)를 일컫지 않는 자 없는데, 유독 우리 나라만이 예부터 그
렇지 못했으니 이와 같은 누방(陋邦)에 사는 신세로서 그 죽음을 애석히 여길 것이 있겠느냐? 하며, 명하여 곡(哭)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는  또 항상 희롱조로 하는 말이 내가 만약 오대(五代)나 육조(六朝)같은 시대를 만났다면 돌
려가면서 하는 천자(天子)쯤은 의당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하였다. 그래서 한 세상의 웃음거리로 전했었다.

壬辰의 변란에 이르러 漢陰 李政丞이 明나라 장수 李如松을 반접(伴接)하자, 그는 한음의 인물을 대단히 추앙하여 심지어는 감히 말하지 못할 말까지 하는 것이어서, 일은 비록 진정이 아닐지라도 역시 스스로 편안하지 못했다.

李白沙는 회해(詼諧)를 잘하는데 어느 날 야대(夜對)가 있어 시골 구석의 누한 습속까지도 기탄없이 아뢰는 것을 즐겁게 여겼으며 마침내 임(林 임백호)의 일에 까지 미치자 주상은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백사는 또 아뢰기를 "근세에 또 웃기는 사람이 있습니다."하니 주상이 "누구인가?"고 묻자, 대하기를 "李德馨이 왕의 물망에 올랐답니다."하여, 상은 크게 웃었다. 백사는 이어 아뢰기를

"성상의 큰 덕량이 아니시라면 제 놈이 어찌 감히 천지의 사이에 용납되오리까?"

하자, 상은

 "내 어찌 가슴 속에 두겠느냐?"

하고 드디어 빨리 불러 오게 하여 술을 내려 주며 실컷 즐기고 파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희학(戱謔)을 잘 하도다."하였는데 백사가 그 재주를 지녔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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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학(善戱謔) : 희학戱謔을 잘한 이야기

五代 : 唐과 宋의 사이 53년 간 흥망했던 다섯 왕조, 곧 後梁, 後唐, 後晉, 後漢, 後周 등이 흥망했던 시대.

六朝 : 後漢 멸망 이후 隨가 통일할 때까지 건업에 도읍했던 여섯 왕조, 곧 吳, 東晉, 宋, 齊, 梁, 陳의 육조, 이 시대를 남북조시대라고도 하는데 이는 오, 동진... 등의 남조와 후위, 북위...등의 북조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감히 말하지 못할 말 : 국가의 忌諱에 저촉되는 말, 곧 아무개의 용모가 임금처럼 생겼다든가,

王者의 기상이 있다든가 하는 등의 말

백사의 회해(詼諧) : 희학戱謔과 같은 말, 하후 담(夏候湛)의 東方朔畵讚에 明節不可以久取安也 故詼諧以取容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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